이름 하나로 이미 설명이 끝나는 스피커를 하나 꼽자면 단연 JBL 을 꼽을 수 있다. 소리를 직접 들어보지 않아도 그 파워풀한 힘과 호방함이 그려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듣고 싶어지는, 소장하고 싶은 스피커를 꼽으라면 JBL 을 선택하고 싶다. 그중에 제일 소장하고 싶은 스피커를 선택하라면 JBL 의 고집이 느껴지는 박스형 스피커 JBL 4312 스피커다. 물론 4319 나 4429 등의 상급기들이 여러 즐비하고 있지만,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JBL 을 시작할 수 있는 스피커라면 단연 4312 일 것이다.

처음 이 스피커를 접해본 사람들은 조금 부담스러운 크기와 생김새로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지만 이 스피커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된다면, 어찌 보면 덩치만 큰 둔해 보이는 이 스피커를 다시 보게, 아니 이걸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마력이 있는 스피커다.

어찌 보면 플로어스탠딩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북쉘프라고 하기엔 더더욱 말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확실한 마니아층과 판매율을 본다면 분명 이유는 있을 것이다. 12인치의 대구경 우퍼 유닛과 5인치 미드레인지, 알루미늄 돔 트위터와 전통적인 캐비닛 디자인. 마무리로 캐비닛 사이드의 'JBL' 로고는 보는 이로 하여금 구매욕을 일으킨다. 일단 'JBL' 아닌가. 우스갯소리지만 모 작가님의 말을 빗대어 표현하자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라고 하고 싶다.

본격적으로 소리를 들어 보았다. 매칭 한 앰프는 같은 하만 그룹의 올인원 스테레오 리시버 하만카돈 HK3770 과 매칭을 해보았다. 간략한 제품 소개로는 JBL과 같은 하만 그룹의 스테레오 리시버로서 FM, AM, 블루투스 네트워크 등을 지원하는 고출력의 올인원 스테레오 리시버다.

JBL 4312 스피커가 그리 까다롭지 않은 스피커인지라 일단 매칭에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매끄러운 중역대와 깊이감 있는 저역. 단순히 유닛이 많다고 하여 저역의 양감을 늘릴 수는 있지만 JBL 특유의 12인치 펄프 재질 우퍼 유닛에서 나오는 저역의 깊이감은 단순히 유닛이 많다고 해서 따라올 수 없는 소리다. 보컬 또한 굉장히 깔끔하다. 우퍼로 인해 소리의 뭉개짐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혀 이질감 없는 소리를 내준다. 전형적인 북미 스타일의 이 스피커는 나를 공연장으로 데려가 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피아노곡이나 기타, 바이올린 등의 소리를 들어봐도 끝의 진한 여운은 이런 박스형 모니터 스피커가 아니라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소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직까지 이 박스형 모니터 스피커의 건재함을 느낄 수 있다.

Celine Dion 의 'The Power of Love' 와 Michael Jackson 의 'Billie Jean' 을 들어보았다.

Celine Dion 이 리메이크해서 큰 히트를 친 The Power of Love.
Celine Dion 의 애절한 듯 속삭이는 목소리와 깊이감 넘치는 저음역을 감상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스피커를 들어볼 때 꼭 빼지 않고 듣은 음악 중에 하나다. The Power of Love 를 다른 스피커로 들으면서 느끼는 점은 클라이막스 부분에서의 아쉬움이 조금씩은 남았던 스피커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여기서 확실히!! 조금 더 빨리!!' 라고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해봤었지만 JBL 4312 는 이런 아쉬움을 내게 남기지 않았다. 리뷰를 하려 들었던 음악에 어느덧 흠뻑 빠져 혼자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걸 보면 이 녀석의 실력은 정말 발군이다. 살을 도톰히 붙여 칠 때는 확실히, 나와줘야 하는 부분에선 확실히 나와주며 악기와 보이스의 조화를 참 잘 이끌어내며 확실한 공간감과 무대감은 합격점을 주고 싶다.

Michael Jackson 의 문워크로 많이 알려진 대표곡 Billie Jean.
아마 JBL 4312 의 컨트리 사운드를 제일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확실한 초반 도입부와 강렬한 비트감. 아마 이처럼 이 음악을 확실히 살려줄 수 있는 스피커가 몇 개나 될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이제 더 이상 공연장에서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는 볼 수 없지만 실사와 같은 소리를 즐길 수 있는 녀석은 아마 JBL 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지저분하고 자극적인소 리로 들릴 수 있는 음악이긴 하지만 딱딱하지 않은 저역과 깔끔한 소리와 그루브는 다시금 4312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처음 이 스피커를 접해본 사람들의 부담감은 아마 소리를 들어본다면 이미 부담감은 사라지고 어느샌가 이 스피커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 스피커를 구입하기 위해 이미 집 구조를 바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JBL 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가격과 소리의 스피커는 많이 않을 것이다. 이런 매력으로 JBL 4312 는 어느샌가 내면 깊이 박히고 말 것이다. 하이파이가 없어지지 않는이상은 아마 JBL 의 기준은 이 4312 가 되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하이파이를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이미 사용 중이신 분들에게 JBL 은 어찌 보면 로망이자 기준이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박스형 모니터 스피커 JBL 4312. 어떤 분들에게는 로망이자 추억이 담긴 스피커. 투박한 이미지의 옛날 스피커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박스형 스피커의 매력에 흠뻑 빠질수 있는 스피커. 바로 JBL 4312 를 꼭 한번 청음 해 보시길 바란다.